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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선암, 2013. 8. 15

 

 

 

 

 

 

 

 

 

 

 

 

 

 

 

 

 

 

 

 

 

 

 

 

 

 

 

 

 

 

 

 

 

 

 

 

 

 

 

 

 

 

 

 

 

 

 

 

 

 

 

 

강바닥에 자리잡은 커다란 바위 위에 물에 쓸려 자그마한 돌맹이 하나가 자리잡는다. 바위 위로 타넘는 물은 돌맹이를 흔들어 대지만 돌맹이는 살짝살짝 진동만 할 뿐 휩쓸려 가지는 않는다. 그러면서 커다란 바위 위에 자그마한 흠집을 낸다. 이윽고 큰 비가 오면 돌맹이는 하류로 휩쓸려 나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또다른 돌덩어리가 그 자리에 밀려 자리를 잡는다.

이렇게 수 십, 수 백만년의 세월동안 강물이 돌을 굴리면서 갈아낸 동그라미. 요선암에 있는 돌개바위들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연유이기도 하다.

벼락일지, 지진일지 커다란 바위를 깨 버렸고, 돌에 갈려 매끈했을 웅덩이는 어느덧 바람과 물에 거칠어졌다. 그 웅덩이에 흙과 광물을 잔뜩 머금은 강물이 고이고, 다시 말라 쇳물의 깨진 동그라미를 그린다. 쨍한 햇볕에 미처 마르지 못한 물은 그 동그라미의 색을 더욱 진하게 채색한다.

바위마다 저마다의 사연을 이야기해 준다. 억겁의 세월이 담겨 있는 그 이야기를 내 야트막한 재주로 담기에는 어림도 없다. 그저 때되면 달려가서 한 자락이라도 더 담으려고 애를 써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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