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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 서해안과 섬

시화호 조각배

 

 

 

 

 

 

 

 

 

 

 

 

 

 

 

 

 

 

 

 

여우가 없는 사막은 어느 사막이나 다 같은 사막이다. 여우를 만나면서부터, 그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사막은 특별한 사막이 된다. 여우 역시 어린왕자와 말을 걸기 전까지는 그냥 사막의 흔한 여우일 뿐... 그가 어린왕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부터 관계는 시작된다.

 

바다를 건너는 거대한 송전탑 때문에 찾게 된 시화호지만 언제부터인가 작은 배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 배가 전에 그 배인지는 모르겠다. 모양이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하고, 배가 있는 위치도 조금씩 다르다. 어찌되었건 이 작은 배로 인해 시화호는 나와는 독특한 관계를 맺기 시작한 듯하다.

 

방조제로 막혀 있는 거대한 인공호수, 지금은 조력 발전으로 인해 주기적으로 바닷물로 채워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바다가 아닌 호수로 불리우는 곳. 파도가 없으니 굳이 배가 클 필요도 없고, 접안시설이 변변한 게 없으니 덩치가 커봐야 별반 소용도 없을 터.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저 쬐끄만 조각배가 생계의 수단일테지.

 

바로 옆 또다른 제방 너머로는 바다가 말라가고 있다. 언젠가는 바다가 아닌 땅으로 변할 곳이다. 물 속의 생명들도 뭍의 생명으로 바뀔 것이고, 물에 기댄 삶도 육지를 딛는 삶으로 바뀔 것이다. 세상에 어느 하나 시간 앞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는 하지만 이 곳에서의 변화는 참으로 드라마틱하다. 어쩌면 저 작은 배에 대해 복잡한 생각이 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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