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과 수다

Sakura is here... Starbucks

이동구 2010. 3. 2. 23:09



2010년 2월 20일, 아직 겨울 바람이 차다.

뜨거운 커피지만 가게 앞 야외에서 마시기엔 아직 바람이 차다.

따스한 아침 햇살이 하카타 역 광장을 비추고 있지만 언 몸을 녹이기에는 아직 바람이 차다.



일본의 겨울은 차다. 후쿠오카는 서울보다 춥지는 않지만 차다.

서울이 영하 15도에서 20도를 오르내릴 때 후쿠오카는 기껏 추워봐야 0도 언저리,

그래도 일본은 차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차고, 무채색의 거리 표정이 차다.

온돌이 없어서, 벽이 얇아서, 집이 허술해서 사람들은 늘 차게 지낸다.



벚꽃이 피려면 한 달은 더 남았지만 벌써 여기엔 벚꽃이 피었단다.

광고판의 벚꽃은 이미 지고 있는데 아직 겨울이다.

그래도 일본 사람들은 봄이랜다.

1월 1일부터 신춘이란다.

겨울이 아니어서 신춘인 건 아닐테다.

겨울이 싫어서 신춘이라고 우기는 거다.

오죽 싫으면 일단 아니라고 우기고 시작하는 것인지...

몇 번의 겨울을 일본에서 보내 보면 이해가 갈 것도 같다.



2010년, 일본에서 가장 먼저 맞이한 봄은 스타벅스 앞에서 만난 벚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