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Undefined yet

계절이 겹치는 시점에서, 창덕궁 후원


3월 중순이지만 아직 봄이라기엔 쌀쌀한 날씨, 모처럼 동호회 출사에 일요일 아침 일찌감치 길을 나선다. 행선지는 창덕궁. 출사끝나고 광장시장서의 막걸리 한 잔이 예정되어 있어 모처럼 지하철로 시내로 향한다. 일요일 오전의 한가한 지하철, 오랫만이다. 


졸다가, 스마트폰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안국역에 내렸다. 익숙한 듯, 낯선 거리의 풍경은 역시 여기도 서울임을 이야기해 준다. 늘 변화하는 도시, 그리고 변화를 강요하는 도시. 시간이 좀 남아 일행을 위해 국화빵을 산다. 내가 오늘 첫 손님인 모양. 비어 있는 틀에 반죽과 앙금을 채워 넣는 할머니의 손길이 분주하다. 






















일행을 만나 창덕궁으로 들어왔다. 후원의 안내 시간에 맞춰 관람을 시작한다. 옛 사람들도 봄을 무척이나 그리워했던 모양이다. 봄을 기다리는 문이 있고, 봄을 맞이하는 문이 따로 있을 정도이니. 다른 계절엔 그냥 지나치던 현판들인데...


눈은 이미 녹고 새싹은 아직 돋지 않은 황량한 계절의 후원은 역시나 썰렁하다. 색으로 채워지지 않은 무채색 속에서 붉은 색 정자의 기둥이 도드라진다. 시멘트로 말끔하게 포장된 산책로는 걷기엔 편리하지만 고풍스러운 건물들을 겉돌게 만든다. 조금은 질척거리더라도 맨 흙을 밟는 느낌이 더 좋았던 것 같은데... 어쩔 수 없이 이 곳도 서울의 일부분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Undefined ye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소 여행(1)  (0) 2015.06.02
숫자의 외침과 믿음  (0) 2015.04.05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 대림미술관  (0) 2015.01.04
통영-동피랑, 세병관  (0) 2014.12.02
통영, 이순신공원  (1) 2014.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