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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 Σ Project

∑(제2자유로)

 

 

 

 

 

 

 

한 장의 사진이 기록하는 것은 순간이다. 셔터가 열리는 1/125, 1/500 혹은 더 짧은 시간일 수도 있고 긴 시간일 수도 있다. 그 안에 담기는 것은 렌즈로 들어온 빛이다. 아무리 짧은 셔터 스피트로 찍는다고 하더라도 사진은 순간의 적분일 수 밖에 없다. 미분으로 개념화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감각으로는 감지할 수 없는 순간들의 적분, 그 적분값이 사진에 기록되는 내용이다.

 

우리의 감각은 과연 순간을 연속적으로 인지하는 것일까? 아니면 일정 기간의 데이터를 모아서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것일까? 우리가 어떤 대상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것은 미분값일까? 차분값일까? 그리고 우리의 감각보다 훨씬 더 많은 순간들을 적분했을 때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 우리가 알고 있는, 혹은 개념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결과가 나올까? 아니면 전혀 다른 무엇이 튀어나올까?

 

∑() 시리즈는 일상의 단편적인 모습들을 한 장의 사진으로 모아서 그 결과를 살펴보기 위한 사진 작업이다. 그 시작은 늘 출퇴근길로 이용하는 제2자유로가 되었다. 차량의 실내에 카메라를 단단히 고정하고 ND400 필터를 장착하여 5-30초의 노출을 주어 한 컷 한 컷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포토샵을 이용하여 한 장 한 장의 이미지를 하나로 합쳐 보았다. 사진의 내용을 좀 더 명확히 드러내기 위해 디지털적인 효과를 조금 주기는 했지만 위의 이미지는 사진이다. 평균적으로 15초 정도인 사진이 40여장 정도 합쳐진 것이니 600초, 대략 10분 동안의 제2자유로 모습이 담긴 셈이다.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서 시간을 켜켜히 쌓아 볼 생각이다. 성공적인 포트폴리오로 만들어질 지, 의미없는 이미지만 잔뜩 생산하고 끝나게 될 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아마추어 사진가로서 재미있는 도전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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