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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 about Japan

후쿠오카의 화단, 노코노시마

 

 

우리나라에서 가까워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찾는 곳, 온천과 쇼핑, 맛 있는 음식을 찾아 훌쩍 떠날 수 있는 곳, 후쿠오카. 엔 환율이 높아 요즘은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후쿠오카는 우리에게 친숙한 도시이다. 부산에서 250km, 서울에서 비행기로 한시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기도 하고, 유후인, 벳부 등의 온천도시와 나가사키, 하우스텐보스 등 익숙한 관광도시로 가기 위한 관문이기도 하다. 큐슈로 향하는 대부분의 패키지 관광이 후쿠오카에서 출발하는 것을 보면 후쿠오카는 그야말로 큐슈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정작 후쿠오카 자체에 관심을 갖는 여행객은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인다. 도착하자마자 온천을 위해 유후인이나 벳부 혹은 쿠로가와로 떠날테고, 이국적인 풍광을 위해 하우스텐보스롤 떠나거나 아소산으로 떠나 버리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가이드는 '후쿠오카' 자체는 별 볼 게 없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후쿠오카는 교통편의 연결을 기다리는 동안, 혹은 마지막날 쇼핑을 위해 머무는 곳으로 알고 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도시 한 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오호리공원,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들, 도시 주변의 아름다운 관광명소들을 두루 살필 여유가 있다면 후쿠오카가 얼마나 매력있는 도시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로 반드시 순위 안에 드는 이유 중에는 도시 구석구석 보석처럼 박혀 있는 매력 포인트들도 한 몫하지 않을까 싶다.

 

노코노시마 역시 이 매력적인 보석 중의 하나이다.

 

 

 

 

출장 도중에 반나절의 여유가 생겼다. 고민할 것 없이 노코노시마(能古島)로 향했다. 하카타역의 관광안내소에서 노코노시마에 관한 안내서를 구했고 하카타역 앞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탔다. 메이노하마 여객선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요금은 대략 500엔 정도. 하카타역에서 40분 정도 걸린다. 시간이 빠듯한 분들이라면 메이노하마까지 지하철로 이동한 후 거기서 택시를 타는 편이 훨씬 빠르다. 대략 25분 정도면 될 듯 싶다. 메이노하마 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하니 방금 배가 떠났다. 한시간에 한 편이니 50분 정도를 기다려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 해상택시를 탄다. 요금은 500엔. 호흡이 가쁠 정도로 쏜살같이 달려 5분 정도만에 섬으로 내려 놓는다.

 

노코노시마의 명소로는 아이랜드파크가 있다. 캐나다 빅토리아에 있는 부차트가든을 본따 만들었을 듯한 곳인데 사진으로 보니 바다와 꽃밭이 어우러진 풍경이 환상적이다. 안내팜플렛의 지도를 보니 선착장의 반대편이다. 버스로는 20분, 택시로는 5분, 자전거로는 40분, 걸어서 한시간 정도라는 안내판이 버스 정류장에 붙어 있다. 버스 시간표를 보니 30분 정도를 기다려야 하고... 자전거를 빌리기로 했다. 일반 자전거는 시간당 400엔, 전동 자전거는 시간당 450엔. 운동할 겸 일반 자전거를 빌렸다.

 

지도를 보며 해안도로를 자전거로 달린다. 멀리 후쿠오카 전경이 펼쳐지고,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 상쾌한 바람, 자전거 타기에 최고의 환경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행복은 짧다. 환상적인 해안도로를 5분 정도 달렸을까? 길이 산으로 향한다. '언덕쯤이야'하고 기어를 바꿔 올라간다. 헌데 언덕이 길다. 끝이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경사는 점점 더 급해진다. 자전거에서 내려 밀고 간다. 결국 자전거를 밀면서 20분 정도를 올라갔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전동자전거를 빌리는 건데... 아이랜드파크는 섬의 정상 쯤에 있다. 왠만한 강철 다리가 아니라면 자전거를 타고 아이랜드파크까지 가기는 무리. 시간 여유가 있다면 천천히 걸어 올라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아이랜드파크는 토요일임에도 비교적 한산하다. 아직 꽃이 만개할 시즌이 아닌 듯하다. 4계절 늘 꽃이 핀다고는 하지만 화종이 바뀌는 기간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꽃과 바다와 초원을 보는 기분은 상쾌하다. 여기저기 기념품 가게, 커피샵, 군것질 가게, 식당 등이 자리잡고 있다. 메인 레스토랑에서 먹을 수 있는 바베큐세트는 참 맛있어 보인다. 언젠가 가족들을 데리고 와서 먹어 봐야지.

 

 

 

 

 

 

 

 

 

 

 

 

 

 

 

 

 

 

 

 

 

 

 

 

 

 

 

 

 

아기자기한 나무들과 양탄자처럼 펼쳐진 꽃밭, 언덕 밑으로 펼처진 푸른 바다와 그 너머로 보이는 도시의 스카이라인. 노코노시마의 아이랜드파크의 매력이다. 시간이 빠듯하여 한시간 정도 둘러본 후 돌아오는 길을 서둘러야 했다. 여유있게 쉬며 구경하며 돌아다닌다면 두 세 시간은 충분히 잡아야 할 것 같다. 바베큐 파티에 걸리는 시간은 제외하고...

 

힘들게 밀며 올라온 대신 내려가는 길은 거저먹기다. 브레이크 고장날까봐 걱정될 정도로 신나게 언덕길을 자전거로 내려왔다. 자전거 빌려주는 가게에서 햄버거도 판다. 할머니 두 분이서 열심히 굽고 계시다. 이름은 '노코버거'. 시원한 쥬스 한 잔과 함께 세트로 600엔정도. 돌아가는 배 시간이 조금 남아 주문해서 맛을 봤다. 권할 정도는 아니다.

 

돌아오는 길은 여객선을 타고 메이노하마 페리터미널로 돌아와 택시로 메이노하마 지하철역까지 갔다. 지하철로 하카타역까지 와서 호텔에 맡겨 두었던 짐을 찾아 공항으로 향했다. 버스-보트-자전거-여객선-택시-지하철-비행기-자가용. 하루에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거의 모두 이용해 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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